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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버스터 게임과 Independancy

생각하다 2007. 3. 29. 16:55

스페이스 워 (1962)

그 오래전 스페이스워(spacewar, 1962년 MIT공과대학)에서부터 지금의 WoW(2004,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근 40여 년에 걸쳐 PC게임은 엄청난 변화를 겪어왔습니다. 기술적 혁신은 물론이며 게임 이론의 수립 및 대규모 제작 공정의 출현. 정말이지 하나의 산업 분야가 되어버렸지요.

사실 게임 개발은 엄청난 노동집약형 산업입니다. 코드 한 줄, 그래픽 리소스 하나 하나 심지어 미세한 효과음 하나 하나까지 사람 손을 거쳐야 하는 정말이지 사람들의 땀과 노력의 현장이라 할 수 있죠. 이 과정에서는 막대한 자금과 많은 사람들의 노동력이 소비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심혈을 기울여 만든 게임들이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죠. 어떤 게임은 잊혀지고 또 어떤 게임은 출시 당일부터 여러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출세가도를 달리게 됩니다. 물론 만들어지는 게임의 대다수는 후자에 속해있습니다.

게임 산업이 노동집약형 산업이면서도 그 결과물로 창출할 수 있는 가치의 산정이 불분명한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이것은 흡사 영화 산업과도 유사해 보입니다. 영화계처럼 그들중에는 블록버스터 게임도 있고, 소수만이 즐기는 마이너 게임도 있죠. 그리고 블록버스터 게임들은 필시 제작과정에서부터 엄청난 규모의 인력, 자본이 투입됩니다. (물론 리니지, 뮤 등의 초기 온라인 블록버스터 게임들은 소규모 공정의 산물이라 볼 수 있겠지만, 현 시장의 판도는 그때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지요.)

블록버스터 게임들은 블록버스터 영화와 마찬가지로 대규모의 자본이 투입됩니다. 개발인력(자본의 블랙홀)은 물론이며 대규모의 프로모션, 유저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비용 등등. 어지간한 영화 한 편 만드는 비용 못지 않죠. 이렇게 기회비용이 커지게 되면서 출시되는 게임들은 다들 흥행을 위한 보증수표, 영화 산업에서는 유명 배우나 뻔한 스토리 등으로 통하게 되는 몇몇 클리셰(cliche)를 첨가하게 됩니다. (사실 이 클리셰가 요즘 게임들에선 너무 과하죠?) 익숙한 UI, 혹은 게임진행방식과 같은 형태의 것들 말이죠. 이런 것들은 유저들의 진입장벽을 완화하고, 사용자 증
가로 인한 안정적인 수익창출을 가능케합니다. 이것이 바로 '대안게임'의 이점입니다.

WoW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2004)

그러나 그게 전부일 뿐. 결국 과도한 클리셰의 남용으로 인하여 모든 게임들은 서로의 개성을 잃어가고 맙니다. 대안게임은 대안게임에 충실해야지 다른 모습을 가졌다간 수익을 보장할 수 없을 테니까요. 결국 대안게임은 영리를 목적으로 한다는 그 오버그라운드적 특성때문에 자신의 목을 죄고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게임들이 서로 엇비슷한 눈, 코, 입, 목소리를 가지게 되는 것이고 게임계에 발전이 없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솔직히, 그러니까 까놓고 말해서 진보와 혁명은 오버그라운드의 것이 아니죠. 자본의 물을 먹고 몸집이 비대해진 개발사들은 쉽사리 변혁을 시도할 수 없습니다. 시장의 개혁과 혁신이라면 모를까 시대의 개혁과 혁신은 젊은 층. 즉 언더그라운드에서 행해지는 것이 지금까지의 역사였습니다.

그렇다면 게임계의 언더그라운드. 그들은 지금 어디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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